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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대넓얕의 공식 힐러인 김도인님의 명상 수업을 신청해두었다. 명상에 관심을 가진 뒤로 아주 적극적인 태도는 아니었지만 명상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모로 알아보던 터였다.
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의식에 대한 탐구라든지 스트레스의 감소라든지 하는 것들을 들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은 '위로'라는 생각이 들었다. 거창한 위로가 필요할 정도로 마음이 힘들진 않지만,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방어막을 쳐 보지만 내가 차마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간 마음의 어떤 한 부분은 위로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.
말이 담을 수 있는 내용은 몹시도 제한적이다. 적합한 단어들을 떠올려 봐도 그 단어들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많은 의미들을 나는 어쩌면 놓치고 살고 있다. 그래서인지 음악을 많이 듣게 되는 것일까. 멜로디와 함께 있는 말들은 단어의 공백을 미묘하게도 잘 메꾸어서 말 이상의 위로를 주는 것 같다. 어쩌면 명상도 그러할까.
포스팅에서 소개한 적이 있었던 Bon Iver의 '오두막앨범'과 같이 좋아하는 앨범에는 애칭을 붙여주곤 하는데 브로콜리너마저의 2집 [졸업]에게는 아직 애칭을 붙여주지 못한 것 같다. 지친 마음을 다른 노래보다 적극적으로 위로해 주는, 어떨 때는 나를 둘러싼 세상을 비판하며,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 주는 이 앨범은 힐링앨범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. 아니, 힐링은 좀 식상해진 단어니 담백하게 위로앨범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나을까.
파라솔의 노래가 "너는 혼자가 아니야, 이 이야기들을 들어봐."라고 담담하게 위로를 건네 준다면 브로콜리너마저는 그냥 대놓고 힘내라고 한다. "이 자식, 힘내라고."
이 자식이라고 하니 왠지 또 명상 선생님이 될 분의 말투가 떠오른다. [졸업]을 듣다가 눈물이 날 것 같거든 파라솔의 [베개와 천장]으로 한숨 돌려보는 것도 괜찮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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