첫 수업을 들은 이후 지금까지 인센스 스틱을 세 개 사용했다. 아마도 내일은 집에서 하는 명상을 쉬게 될 것 같으니 이대로 두 번째 수업을 가게 될 것 같다. 확실히 향을 피우니 명상의 집중도가 올라가긴 한다. 스틱에 불을 붙여두면 20분 정도 스스로 타게 되는데 명상 중간에 눈을 뜨게 될 경우 시계를 보지 않고 스틱의 남은 길이를 보고 시간을 가늠했다. 가장 오래 (눈을 뜨지 않고 이어서) 명상을 했을 때가 향이 절반 정도 탄 시간, 즉 10분 정도였다. 명상을 더 길게 하지 못하고 눈을 뜨게 되는 이유는 더 이상 집중이 어렵다거나 참지 못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흘러간 시간이 궁금해서였다. 이 정도 했으면 꽤 오래 한 것 같은데 15분 정도는 지나지 않았을까? 주로 이런 식으로 눈을 뜨고 시간을 확인했다..
웨스톤(Westone)사의 이어폰 몇 가지를 청음해 보기 위해 청담동에 있는 청음샵 셰에라자드에 방문했다. 나는 음향기기에 수백, 수천을 투자할 만큼의 오디오필은 아니지만(그럴 여유도 없다) 기본적으로 좋은 소리를 내주는 기기에 대해 관심은 많은 편이다. 지금보다 예산이 더 부족했던 대학생 시절에도 이어폰을 하나 사기 위해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해 보던 기억이 난다. 그 때는 골든이어스와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서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측청치를 쳐다보다가 결국은 포기를 하고 디씨인사이드의 이어폰, 헤드폰 갤러리(이헤갤)에 들어가서 어떤 이어폰이 가성비가 가장 좋은지를 찾아보고 구입했던 것 같다. 지금에 와서야 느끼는 거지만 주파수별 응답 곡선이라든가 플랫(flat)한 사운드라든가 하는 것이 오디..
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기 시작할 무렵부터 생긴 버릇이랄지 감성같은 것인데, 밤 늦은 시간에 승객이 많지 않은 버스를 타고 좌석에 앉아 집으로 가다 보면 알 수 없는 감정 상태에 빠지곤 했다. 낭만과 불안이 뒤섞인,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는데 그 기분은 차선 건너편에서 마주오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바라보며 더 강화되곤 했다. 돌이켜 생각해보면 잘 알지 못하는 도시에 혼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주는 종류의 경험이라 그랬던 것 아닐까 싶다. 사실 그것은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기 때문에 그 무드를 활용하여 공상이나 사색에 잠길 때가 많았다. 지금은 밤에 버스를 타도 별다른 기분이 들진 않는다. 그 때의 나는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은 아니었는데 20대 중반 이후에 알게 된 벨 앤 세바스찬(Belle ..